기적수업이 걸어온 길

갈등에서 시작된 책

기적수업은 뉴욕 컬럼비아 대학교 의과대학, 두 심리학자의 갈등에서 시작됐다. 헬렌 슈크만과 윌리엄 데트포드가 함께 일하던 부서는 긴장과 갈등이 끊이지 않는 곳이었다. 어느 날 데트포드가 "이런 식이 아닌 다른 방법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 말했고, 슈크만이 그 말에 동의하며 함께 찾아보기로 했다. 이 사소한 순간이 결국 이 책 전체의 출발점이 됐다.

그 직후 슈크만은 뚜렷한 내면의 목소리를 경험하기 시작했다. 훗날 그는 이 경험이 전통적으로 말하는 "목소리를 듣는" 감각보다는, 마음속에 떠오르는 문장을 "보고" 그것을 받아 적는 감각에 더 가까웠다고 밝혔다. 데트포드는 그 내용을 타이핑하며 작업을 도왔다. 이 작업은 약 7년에 걸쳐 이어졌다. 교과서가 먼저 나왔고, 이어서 워크북, 마지막으로 교사용 지침서가 나왔다.

받아쓰기 초기에는 헬렌과 빌 두 사람에게만 해당하는 개인적인 내용도 섞여 있었다. 이를테면 빌의 병원 관련 고민을 다룬 개인적인 메시지 같은 것들이다. 이런 내용은 나중에 편집 과정에서 걸러졌다 — 모든 독자를 위한 책이 되려면, 두 사람만을 위한 사적인 기록은 걸러내야 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너와 서로"라는 표현이 "너와 네 형제"로 바뀌는 식의 수정이 이뤄졌다. 두 사람만의 기록에서 모든 독자를 향한 책으로 넓어지는 과정이었다.

완벽하지 않았던 받아쓰기

흥미로운 점은, 이 받아쓰기가 완벽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책을 실제로 편집했던 케네스 왑닉은 훗날 이런 일화를 들려줬다.

어느 해, 슈크만은 "올해는 찬란한 영광으로 끝날 것"이라는 메시지를 받았다. 뭔가 대단한 돌파구가 있으리라 기대하며 한 해를 보냈지만, 12월 31일 밤 그들이 목격한 건 그저 뉴욕의 신년 불꽃놀이였다. 슈크만은 자신의 사망 나이도 미리 "보았다"고 했는데, 72세라고 했던 예측은 실제로는 71세에 세상을 떠나며 살짝 빗나갔다.

이 일화들이 말해주는 건 이 책의 신뢰도가 아니라, 오히려 정직함이다. 받아쓴 사람도 구체적인 예측에서는 종종 틀렸다. 다만 핵심 가르침 — 두려움에서 사랑으로, 판단에서 용서로 — 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이 책은 완벽한 인간을 통해 전해졌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편집자의 손을 거치다

받아쓴 원고는 그대로 책이 되지 않았다. 슈크만은 그 원고를 두 차례 다시 타이핑하며 다듬었고, 이후 왑닉과 함께 처음부터 끝까지 한 단어씩 다시 검토하는 작업을 1년 넘게 이어갔다. 특히 앞부분 몇 개 장에 가장 많은 시간을 들였다.

이 과정에서 슈크만 개인의 습관도 정리 대상이 됐다. 그는 한동안 하나님이나 하늘에 관련된 단어라면 뭐든 대문자로 표기하려는 습관이 있었고, 쉼표를 넣는 기준도 그때그때 달랐다. 심지어 한때는 "모든 문단은 아홉 줄이어야 한다"는 자기만의 규칙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이런 형식적인 부분은 편집을 거치며 정리됐지만, 가르침의 내용 자체는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

문단마다 번호가 붙은 이유

1990년대 초, 재단은 기적수업의 개정판을 준비하며 지금 흔히 보는 문단 번호 체계를 도입했다. 목적은 명확했다. 성경에서 누구든 "요한복음 5장 16절"이라 하면 판본이나 언어와 무관하게 같은 구절을 찾을 수 있듯, 전 세계 학습자들이 같은 방식으로 특정 구절을 정확히 가리킬 수 있게 하려는 것이었다.

이 새번역이 본문에 그 번호를 넣지 않기로 한 건, 이 체계 자체를 부정해서가 아니다. 정밀한 인용이 필요한 사람을 위한 도구와, 매일 조용히 읽어나가는 독자를 위한 화면은 다르다고 판단했을 뿐이다.

퍼블릭 도메인이 된 사연

이 새번역이 애초에 가능했던 이유는, 이 책의 저작권을 둘러싼 법적 다툼에 있다.

2003년, 위스콘신의 한 단체(Endeavor Academy)가 이 책의 발행처인 Foundation for Inner Peace, 그리고 저작권을 관리하는 Foundation for A Course in Miracles를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벌였다. 뉴욕남부지방법원의 로버트 스위트 판사는 2003년 10월 판결에서, 1975년에 나온 초판(흔히 Criswell판이라 불린다)이 정식 출간되기 전에 이미 광범위하게 배포되어 있었다는 이유로 그 초판의 저작권 자체가 처음부터 성립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은 2004년 확정됐다.

그 결과, 1975년 초판은 미국에서 퍼블릭 도메인이 됐다. 이 새번역이 저본으로 삼은 것이 바로 이 판본이다. 재단이 지금도 저작권을 주장하는 건 이후 손질을 거친 "제2판"(문단 번호가 도입된, 지금 acim.org가 쓰는 판본)이다.

어떤 게 "진짜" 원본인가

저작권 소송 과정에서 또 다른 논쟁도 불거졌다. 왑닉은 소송 중 증언에서, 자신이 헬렌과 함께 편집했던 원고("Hugh Lynn Version")가 한 도서관에 보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이후 누군가 그 원고를 무단으로 복사해 유출했고, 이를 근거로 "왑닉이 진짜 예수의 가르침을 자기 마음대로 바꿨다"는 주장이 일부에서 제기됐다.

하지만 왑닉의 회고에 따르면, 편집 과정에서 실제로 바뀐 건 대부분 앞부분 몇 개 장의 표현과 문단 구성 같은 형식적인 부분이었고, 가르침의 의미 자체는 달라지지 않았다. 다양한 판본(Foundation for Inner Peace판, 육필 원고 기반 판본, Urtext, Hugh Lynn Cayce판 등)은 서식과 문단 구조, 초기 자료의 포함 여부에서 차이가 나지만, 용서와 지각, 마음 훈련, 깨어남이라는 핵심 커리큘럼은 어느 판본에서든 같다.

그래서 이 새번역은

여러 판본 중에서도 1975년 초판을 저본으로 삼은 이유는 단순하다. 법적으로 자유롭게 새로 번역하고, 새로운 주석을 붙이고, 이 사이트를 통해 완전히 무료로 공개할 수 있는 판본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 소송과 판결이 없었다면, 지금 이 화면에서 읽고 있는 새번역은 애초에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새번역은 한 번의 저작권 소송이 남긴 뜻밖의 선물 위에 서 있다.